21世紀COEプログラム

■多元的世界における寛容性についての研究■

京都大学大学院文学研究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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国際シンポジウム2004

東アジアにおける宗教間対話の意義
―日韓キリスト教の役割―

【日時】　2004年10月22日（金）

【会場】　釜山外国語大学・韓国

【コーディネーター】

金 文吉（釜山外国語大学教授）

【パネラー】

芦名定道（京都大学大学院文学研究科助教授）　―日本の宗教状況と宗教間対話の可能性―
李 象奎（高神大学神学部教授）　―韓国キリスト教の他宗教に対する理解―
金 承哲（金城大学人間科学部教授）　―韓国と日本のキリスト教における宗教間対話について―

【コメンテーター】

崔 鏡錫（慶星大学神学部教授）
佐々充昭（慶応義塾大学・東京経済大学非常勤講師、ソウル大学博士/哲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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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シンポジウムの趣旨

　２１世紀を迎え、中国、韓国、日本を含む東アジア地域においては、新しい相互協力の社会をめざした様々な明るい展望が語られている。しかし他方、２０世紀から継続して進みつつある社会の急激な変動は、伝統的な文化や価値を解体し、この地域の不安定要因ともなっている。東アジアの宗教もこうした流動化しつつある状況と深く関与することによって、新しい精神文化の建設への寄与が求められているのである。
　本シンポジウムは、以上のような２１世紀の東アジア地域における宗教を取り巻く状況との関わりで宗教間対話の意義を論じ、その中で日韓のキリスト教が果たすべき役割は何かを明らかにすることを目指している。東アジア地域における宗教状況は伝統的に宗教的多元性を特徴としており、一つの社会の中に複数の宗教が共存してきたが、現在東アジアの諸宗教は相互の違いを超えて、共通の課題に直面しつつある。たとえば、平和や環境ととった国際問題、また伝統的な家族制度の変動やそれに密接に関連した都市化や高齢化などの諸問題など、協力して取り組むべき課題は少なくない。こうした中で、日韓のそれぞれのキリスト教は、キリスト者個人（たとえば研究者や伝道者）のレベルから、個別教会や団体のレベル、あるいは教派や学会のレベルなどに至る多様な仕方において、これまでも宗教間対話の取り組みを推進してきた。東アジア地域において宗教間対話が今後実質的に意味ある仕方で展開してゆくために、日韓のキリスト教が果たすべき役割は決して小さくないであろ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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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심포지엄에 즈음하여

21세기의 종교간의 대화를 생각한다

코디네이터   김 문 길

 (부산외국어대학교동양어대학장, 아시아지역연구소장)

 

　21세기는 글로벌리제이션의 획기적인 시대를 직면하고 있다.　일본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먼 나라와의 관계도 가까운 이웃나라가 되었으며 지구촌의 조그마한 나라의 사정도 우리가 사는 안방과 같은 교감을 가진다.　이러한 글로벌 시대에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종교이다.

세계의 수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있는 오늘날, 특히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종교이념의 벽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일본 경도대학(京都大学)문학부 COE연구회와 부산외대가 공동주최하는 국제심포지엄도 “동아시아에 있어서 종교간의 意義 -한일기독교의 역할-”이다. 

본주제와 같이 多元的종교간의 서로가 대화를 가지고 협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日本京都大學文學部 종교학(기독교 전공)을 연구하는 아시나(芦名定道)교수가 지적했듯이 오옴교가 동경 지하철사건 또는 오늘날에도 많은 생명을 빼앗아가는 이라크 전쟁은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이 없었기 때문에 비극을 초래했다고 보는 것이다. (아시나교수 논문 참조)

글로벌리제이션시대의 사회적 측면에서 여러모로 대화의 장을 열어놓고 있다. 2005년 9월에 부산에서 열릴 Apec(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은 말 그대로 아시아경제협력단체, 즉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종교간의 대화도 일본에서는 NCC(기독교종교연구소), CORMOS(Conference on Religion and Modem Society)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아시나교수 논문참조)

우리나라도 여러 기관을 만들어 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서만 만들어 놓았지만 활발하게 움직이는 동향은 희박하다.  21세기는 고령화 사회, 육아 교육, 가정 폭력, 기아(고아) 문제, 핵가족화, 사회윤리, 핵전쟁 운운 등 사회 병리가 발생함에 따라 종교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실태에 놓여 있다. 

왜냐하면 사회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인심(인간의 마음)은 하나의 절대주 신앙의 대상을 찾기 쉽고 찾는 이가 많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이니 오늘날 신흥종교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원적 종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와 협력이다. 

이 상규 교수가 지적했듯이 종교에는 3가지의 형태가 있다 

하나는 배타주의적 입장(Exclusionism)이다.

기독교의배타성은 어느 종교보다 강한 이미지를 띄고 있다.

사도행전 4:12에 말했듯이“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이는 없다” 것에 입각하여 타종교와는 대화와 협력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한 예를 들자면 오늘날 자주 가정 법원에서 일어나는 이혼 문제이다. 

남편은 불교 신자이고 부인은 기독교 신자이다.  상호종교 갈등 속에 이혼까지 하는 사례와 또는 몇 일전 서울 어는 미션스쿨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채플 시간의 참석을 강요하며 결석 처리하는 일에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분명 대화와 협력 관용에 결손 된 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이런 문제는 특히 한국 기독교가 더욱 심했다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한말(韓末)에 일본, 중국으로부터 수용되었지만 한국 땅에 뿌리 내리기전 일제통치하에 일본 기독교에 예속(많은 교회가 일본 기독교회에 예속)되어 영향을 받아왔다.  일제통치하에 일본 기독교는 천황제국가의 이데올로기를 중요시 여기다 보니 기독교 정신은 약해지고 황민화 정책에 몰두하게 되었다. 

일제 통치하의 많은 신자들이 불만과 기독교회의 원래 정신을 희망했고 일부 기독교인은 일본 기독교 교회에서 탈퇴하는 사람도 많았다.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이 강한 것은 조선 사회가 지향했던 유교의 정신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제통치하의 일본 기독교, 특히 교세가 강했던 일본 종합교회(組合�ﾍ會) 조선 전도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김 문길 저｢일본근대기독교와 조선｣ 明石書店 1996)

과거의 우리 교회는 일제통치하의 박해와 쓰라림 속의 타 종교화는 배타성을 가졌지만 21세기에 와서는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포용주의적 입장(이 상규 교수 논문 참조)

필자는 지난 200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때 大韓佛�ﾍ 법연사라는 사찰의 초대를 받고 갔다. 법연사의 주지 스님은 허유스님이신데 이 분하고는 인연이 깊다. 허유스님을 먼저 소개하자면 京都대학문학부의 연구교수로 계신다. 현재 연구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와 불교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많은 글을 쓰고 있다.  연구하는 논문도 논문이지만 법연사내 부처님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정식으로 크리스마스 축하 예배를 드렸다.  

법연사 신도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독교 목사를 초빙해서 설교를 하고 찬송가 반주도 기독교인을 불러 예수의 탄생과 이 땅에 오심을 축복했다. 

특히 주지 스님은 “21세기 종교는 하나입니다”라고 설법을 했다.(부산일보 2003년 12월 25일자 참조) 21세기 종교는 포용주의적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포용주의신학자인 칼 라너(Karl Rahner 1904~1984)를 들 수 있다. 그는 그리스도교와 비그리스도교들(Das Christendom und die nicht christlichen Religione)이라는 유명한 논문에서 기독교가 절대적인 종교이기는 하나 다른 종교에서도 그리스도는 나타났으며 다만 이름이 숨겨졌을 뿐이라는 점에서 익명의 그리스도(Anonyme christen)론을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단자가 아니고 에쿠메니칼적인 관용 정신에서 타 종교와 타 종교인은 정죄하지 않으려는 의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상규 교수 논문 참조)

다원적 종교의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유교 할 것 없이 상호 대화 속에 평화의 사상을 품어가는 것이 우리들의 신앙이고 기독교의 예수의 평화사상이라 할 수 있다.(김 승철 교수논문 참조)

예수는 평화의 메시아다.  평화는 절대 대화와 협력에서 이뤄진다.(마태복음 5장)

대화는 바로 개혁이다.  예수는 이 땅에 오실 때 평화와 구원을 위한 개혁자시다. 

21세기는 문화의 창조 도덕적 가치관을 개혁해야 한다. 

오늘 심포지엄의 목적은 기독교회와 교단, 나아가 다원적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속의 세계는 하나로 평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관용이 꼭 이뤄져야 하는 문제 속에 사회문제를 일으킨 즉 말하자면 이단 종교 간에도 대화와 협력 관용이 이뤄져야 하는지 오늘 학술 발표를 통하여 폭 넓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먼 길을 오신 京都대학 문학부 아시나 교수, 나고야(名古屋)긴죠(金城)대학의 김 승철 교수 외 참가자들의 노고를 치하 드리며 발표하신 이상규 교수. 토론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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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発題１．

日本の宗教状況と宗教間対話の可能性

芦名定道（京都大学大学院文学研究科助教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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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発題２．

한국 기독교의 타종교에 대한 이해와 협력

이상규(고신대학교, sglee@kosin.ac.kr)

 

 

시작하면서 

 

한국도 여타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다 종교적 문화 상황 가운데 있다. 즉 한국에는 전통적인 민족종교, 동양의 고전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는 유교와 불교, 서양종교 전통을 잇는 천주교와 개신교가 일정한 세력을 이루면서 공존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 사회 저변에는 여전히 민간신앙이 자리하고 있다. 유동식의 지적처럼 과거에는 한 시대의 문화를 지배하는 지배적인 종교가 있었으나 오늘의 한국의 종교적 상황은 종교적 다원사회를 이루고 있다. 비록 개신교는 19세기 말 이후 전래되고 수용되었지만 타 종교에 비해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현재 전 국민의 20%가 개신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비록 어떤 특정 종교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거나 주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영향력에 있어서는 기독교가 상당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런 종교적 다원사회에서 기독교는 타 종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왔는가? 그리고 오늘과 같은 다 종교적 상화에서 한국의 기독교는 타 종교와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을까? 동시에 기독교는 오늘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에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이 점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존 힉(John Hick)이나 알란 레이스(Alan Race)는 기독교의 타종교간의 관계를 3가지 유형, 곧 배타주의, 포괄주의, 다원주의로 설명하는데, 이런 유형은 한국 기독교의 타 종교관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한국교회’ 혹은 ‘한국 기독교’라고 말할 때 이를 획일적 집단이나 단일 조직이나 체제로 볼 수 없고, 또 신조나 신학에 있어서 다양성이 있으나 위의 3가지 유형으로 보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시기적으로 볼 때 기독교 전래 초기부터 해방 이전까지는 배타주의적 견해가 중심을 이루었으나, 1960년대 전후로 포괄주의적 견해가 대두되었고, 1960년대의 세계교회의 신학적 변화의 영향 때문에 1970년대 이후 다원주의적 경향이 대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신학적 견해에 따라 오늘날에도 3가지 유형의 입장이 공존한다고 볼 수 있다.

 

I. 기독교의 타 종교 이해

한국기독교의 타 종교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는 자료는 이 기간 동안 발표된 기독교계 인사나 학자들의 타 종교관련 논문이나 문서들이다.

한 개인의 견해가 한국교회 전체나 집단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 않으나, 논자들은 한국교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들의 견해가 한국교회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 배타주의적 입장 (Exclusivism)

  ‘배타주의’라는 용어가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기독교만이 절대 진리요 구원의 길이라고 믿는 전통적 복음주의 입장을 의미한다. ‘배타적’이라고 말할 때 이 말은 기독교에의 구원의 유일성을 말하는 신학적 개념을 의미하지, 모든 인간관계에서 배타적 태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입장은 오랜 역사를 진고 있고, 로마 가톨릭의 경우 1960년대 이전까지 고수했던 입장이기도 하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그리스도 외에는 구원의 길이 없다는 그리스도 중심성을 의미한다. 이 점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나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일이 없다.”(사도행전 4:12)는 말씀이다.

  초기 한국교회에서부터 적어도 1960년대까지 한국교회의 절대 다수 그리스도인들의 타 종교 이해는 배타적 입장이었다. 현제까지도 복음주의 계 기독교회는 여전히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진구는 해방 이전 개신교는 기독교는 유일신 신앙이라는 ‘계시성’과 근대 서구 사회의 산물이라는 점, 곧 ‘문명성’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 했는데, 이 두 가지 ‘자기이해’에서 타 종교를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기독교는 타 종교에 대해 우월한 종교임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유동식에 의하면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보여주는 한국교회의 첫 문서는 1891년에 발간된 ｢샹톄 진리｣라는 제목의 소책자인데, 이 책에서 여호와는 창조주로서 동양의 유,불,선 등 3교나 무교 등의 신과는 다른 창조주 여호와임을 지적하고, 오직 하나님만을 공경해야 한다고 지적하여 기독교 신앙의 배타적 절대성을 주장하였다. 이런 타 종교관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경우가 1923년 ｢신학지남｣에 발표된 “야소교와 타종교의 상관”인데, 어도만의 이 글은 1925년에는 “그리스도 종교와 다른 종교에 ? 관계”라는 제목으로 ｢신학지남｣에 다시 게재되었다. 이것은 타 종교에 대한 기독교의 관점을 주지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타종교에도 진리는 있을 수 있으나 구원이 없음을 말하고, 따라서 타 종교는 선교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런 입장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의 일반적 태도였다.

  정도의 차이는 고려할 수 있으나 한국의 근본주의, 개혁주의, 혹은 복음주의 신학을 견지하는 범 보수주의적 교회는 배타주의적 타 종교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여전히 한국교회 다수를 점하고 있다. 1960년대 토착화 논쟁에서 보여주었던 태도를 보면 박봉랑, 이종성, 전경연 등도 이런 견해의 소유자들이었다. 이 입장을 견지하는 대표적인 선교학자인 장로교의 전호진, 감리교의 이동주 등이다.

 

2. 포용주의적 입장 (Inclusivism)

  포용주의적 입장은 타 종교에 대한 상대주의적 이해를 기초로 하되 이들을 포용하려는 입장인데, 신 만민구원설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타 종교에 대한 포용주의적 입장은 1960년대를 거쳐 가면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천주교의 경우 제2차 바티칸 공의회(Second Vatican Council, 1962-1965)가 개최되어 타 종교에 대한 전향적 입장이 선언되었다. 흔히 ‘로마 가톨릭의 현대화’라고 불리는 이 회의에서는 개신교와 타종교에 대한 입장의 전환을 가져왔다. 전통적으로 “(로마가톨릭)교회 밖에서는 구원이 없다.”고 가르쳐 왔으나, 타종교에도 구원의 여망이 있음을 인정하였다. 이 점은 특히 ‘비 그리스도교에 대한 선언’(Nostra Aetate, 1965. 10. 28)에 표명되었다.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에 이르지 못한 것이 자기의 책임이 아닌 경우에 있어서의 구원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보다 개방적인 교회관, 곧 포용주의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포용주의적 입장을 주도한 학자가 칼 라너(Karl Rahner, 1904-1984)였는데, 그는 “그리스도교와 비 그리스도교들"(Das Christentum und die nicht christlichen Religionen)이라는 유명한 논문에서 기독교가 절대적인 종교이기는 하나 다른 종교에서도 그리스도는 나타났으며 다만 이름이 숨겨졌을 뿐이라는 점에서 ‘익명의 그리스도’(anonyme christen)론을 주창하였다. 라너의 입장은 자신의 종교인 기독교(천주교)가 중심적 진리이며 규범적이라는 점을 견지하면서 에큐메니칼적인 관용정신에서 타종교와 타종교인을 정죄하지 않으려는 관심에 그 의도가 있다고 보아 힉크는 라너의 입장을 포용주의라고 지적하였다.

  한국에서 타 종교에 대한 포용주의적 견해를 피력한 최초의 인물은 초기 감리교의 대표적인 신학자였던 최병헌(崔炳憲, 1858-1927)으로 파악된다. “한국 최초의 신학자” 혹은 “한국 최초의 비교종교학자”라고 불리는 최병헌은 한국의 전통 사상을 기반으로 기독교를 해석한 대표적인 학자로서 “종교의 진리는 천상천하에 하나이오 고왕금래에 둘이 없는 것이다”라는 전제에서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모든 종교가 하나로 성취된 바가 그리스도 복음이며 기독교라고 이해하였다. 그의 신학은 정경옥, 윤성범, 유동식, 변선환으로 맥이 이어져 감리교신학대학의 특징적인 신학으로 발전하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장로교 신학자였던 김재준도 포용주의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는 1960년 전후에 타 종교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3편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는 타 종교를 포괄적 성취라는 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준은 한국 장로교회의 진보적 견해를 대표하는 신학자였지만 타종교를 선교의 대상으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다원주의자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포용주의와 다원주의자 간의 경계선이 모호한 점이 없지 않으나 진보적 신학을 추구하는 이들이 포용주의를 지지하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종교다원주의(Pluralism)

앞에서 언급했듯이 칼 라너는 포용주의자였는데,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후예들은 라너를 넘어서서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로마 가톨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많은 개신교 신학자들도 동일하게 다원주의를 주창하고 있고 한국의 경우 감리교 신학자들이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다원주의란 기독교의 고유성이나 독특성을 포기하고 모든 종교는 동일한 구원과 진리에 도달한다는 주장이다. 즉 다원주의는 계시종교로서의 기독교의 절대성을 부인하고 각각의 종교들은 절대적 존재자인 하나님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해로 보고 각 종교의 동등함을 인정하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은 보수적 성향이 짙은 한국교회에서 상당한 비판을 감내해야 했고, 감리교의 이동주교수는 종교다원주의는 기독교의 기본적인 신앙고백을 떠난 신학이므로 기독교  신학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다원주의자인 윌리암 혹킹(William Hocking)은 ｢선교에 대한 재고｣(Rethinking Mission)라는 보고서에서 동양종교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기독교 선교는 유교도들을 기독교도로 개종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유교도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므로써 전통적 기독교 선교관에서 일탈했다. 전후(戰後) 상황은 타종교와의 대화를 더욱 촉진하게 하였는데, 일련의 과정 속에서 타종교에 대한 ‘선교’는 ‘대화’로 대치되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1960년대를 넘어오면서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대화는 궁극적으로 구원관에 있어서 교회안과 교회 밖(intra muros et extra muros)의 차이를 철폐하는 종교 다원주의의 길을 갔다고 볼 수 있다. 인도신학자 사마르타(S. J. Samartha)는 타 종교 속에서도 그리스도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보편 기독론’을 주장하여, 마호멧, 크리쉬나, 짜라투스트라 등을 예수와 동일시하였다. 결국 그의 혼합주의적 보편기독론은 기독교의 기독론과 힌두교의 범사상을 혼합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힉(John Hick)과 폴 니터(Paul Knitter)등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종교 다원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의 경우 다원주의적 타 종교관은 김경재 등 장로교 인사들도 없지 않으나, 타종교와의 문제에 있어서 전향적 입장을 보여준 대표적인 학자들로는 윤성범(尹聖範), 유동식(柳東植), 변선환(邊鮮煥), 오강남(吳康男) 등 감리교 배경의 학자들이었다. 이들은 “기독교 신학 전통과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전통의 결합"을 신학의 과제로 인식했던 이들로서 한국의 전통 종교문화 속에서 기독교의 원형을 찾으려고 시도하였다. 윤성범은 고대 단군 신화와 유교 속에서, 유동식은 무교(巫�ﾍ)와 고대 풍류도(風流道) 속에서, 그리고 변선환은 선불교(仙佛�ﾍ) 속에서 기독교 신학의 내용인 창조론, 기독론, 속죄론, 구원론, 삼위일체 신론 등의 신학 구조를 찾아내려고 하였는데, 타 종교에 대해서도 장로교 신학자들 보다 개방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변선환은 다원주의적 입장의 대표적인 선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타 종교는 서구신학에서 보는 신학의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목적이며, 신학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됨으로 ‘타종교와 신학’이 아니라 ‘타종교의 신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신학은 대담하게 종교에 대한 서구적 편견, 우상화된 교회중심주의, 그리스도론의 배타적 절대성 등 3가지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선환은 존 힉(John Hick)과 마찬가지로 우주적 그리스도론의 입장에서 볼 때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으나, 그리스도는 예수에게 국한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보편적인 그리스도의 은총과 관계되어 있으며, 모든 종교는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향하는 도상의 길벗들이므로, 교회는 타 종교와 함께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결국  “기독교는 진리와 생명에 이르는 유일의 배타적인 길이 아니라 오늘날 다원사회에서 그것은 하나의 길에 불과하다”고 하여 기독교의 절대성을 부인했다. 변선환 외에도 유동식, 오강남 등이 이런 입장을 보지하는 인물들인데, 비록 그 수는 많지 않으나 오늘의 한국교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

 

II.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

   이상에서 살펴본 바처럼 타종교에 대한 3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다수의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신앙세계｣가 2000년 7월에 조사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목회자(평신도)의 50.9%(43%)가 타 종교를 “배격되어야 할 대상”으로 이해했고, 15%(11.5%)가 나의 종교와 경쟁관계에 있다고 인식했다. 인류사회를 위해 공존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 경우는 26.6%(28.66%)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8.1%(17.3%)는 관심 없다고 응답했다. 이 통계를 보면 한국교회 목회자(평신도)의 65.5%(54.5%)가 타 종교는 경쟁 상대이거나 배척해야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 절대주의를 주창하는 배타적 성격의 그리스도인이 절대 다수인 한국의 기독교가 어떻게 타 종교와 협력하며,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들을 해소하는데 있어서 종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1. 그리스도의 유일성은 타종교와의 협력을 경시하는가? 

  우선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 태도는 타 종교와의 대화나 협력 자체까지도 무시하거나 경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라고 말할 때 ‘배타적’이라는 개념은 구원도리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말하는 신학적 개념이지, 그것이 탈 현세적인, 비 사회적인 개념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어떤 점에서는 배타적이라는 용어 자체가 기독교의 유일성을 말하는 정통 기독교의 입장을 곡해할 소지가 없지 않다. 사실 교의적 배타성은 기독교만이 아니라 사실은 모든 종교가 동일하게 견지하는 입장이라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

  어떻든 한국의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절대성을 견지하면서도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대화하고 협력함으로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좋은 선례가 3.1운동 당시의 기독교였다. 당시 삼일 독립운동에 가담한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로 간주되는데 당시 한국기독교회는 이 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감당했다. 당시 기독교인의 수는 전 인구의 1%에 지나지 않았으나 불교, 천도교와 협력하여 삼일운동의 준비단계에서부터 선언문의 배포와 군중동원에 이르기까지 70%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였다. 이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이 불교나 천도교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독립운동을 이끌어 갔으나  기독교의 절대성을 포기하지 않았고, 포기할 필요도 없었다. 다시 말하면 타 종교와의 대화와 협력이 복음을 타협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며, 선교를 포기하는 것도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2. 타 종교와의 대화와 협력

  비록 포용주의적 견해나 다원주의적 견해가 한국교회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소수의견에 불과하지만 이 견해가 한국교회 일부 집단의 견해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신학적으로 이 견해를 기독교의 절대성을 부인하는 혼합주의적 입장이라고 비판하지만 우리는 이 견해를 통해서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첫째, 타 종교와 타 종교권의 문화에서 도 그 종교에 내제한 정신적 가치, 도덕적 측면들, 윤리적 계도성 등 긍정성을 발견할 수 있다. 둘째, 다른 종교와의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다원주의자들을 통해 얻은 유익이라고 한다면, 타 종교와의 대화에 대한 세계교회협의회의 꾸준한 노력과 그 결실들로부터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다른 종교와 이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Dialogue with People of other Faith and Ideologies)라는 주제로 발전된 여러 문서는 타 종교 간의 대화에도 유익한 지침을 준다고 본다. 즉 종교 간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그것이다.

  결국 한국의 기독교는 비록 종교적 신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타 종교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토인비는 현대의 각종 문제들, 물량주의, 사회악, 핵무기의 위험, 인구폭발, 공해 등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기종교의 독자성과 우월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의 종교만이 유일하고 참되다고 믿는 배타적 심성(exclusive-mindedness)는 사악한 심성이며 그런 주장은 교만을 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타 종교와의 협력을 위해 자기 종교의 고유성까지 포기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기 신앙의 고수와 타종교와의 협력의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론

  한국에서의 기독교는 다 종교적인 상황에서 전파되었고, 다 종교사회 속에서 자라왔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일반 은총 속에 사고 있다. 기독교인들도 ‘자기 인식’과 ‘타자 인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민족 공동체의 일원으로 문화적 유산을 공유하며, 한데 어울려 살고 있다. 타 종교도 진선미를 추구하는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는 타 종교의 현실을 인정하고 관용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고 가르치고 제자 삼는 일에 힘쓰는 한편, 문화의 변혁을 위해서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교회공동체와 그리스도인은 타 종교와 협력하면서 역사에 대한 예언자적 책임, 새로운 문화의 창조, 도덕적 가치 고양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더불어 오늘의 한국사회가 직면한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건실한 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것이 한국기독교가 감당해야 할 종교적 역할일 것이다. 오늘의 한국 기독교회는 한국의 역사와 현실에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질문해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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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発題３．